#Original
박유진과 당신은 바다에 앉아 있었다.
방파제에 등을 기대고.
무릎 위에는 오래된 일기장이 펼쳐져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기록.
시험이 끝난 날.
축제를 준비하던 날.
비가 오던 날.
이미 지나가 버린 계절의 이야기들.
바람이 불 때마다 종이가 넘어갔다.
둘은 가끔 웃었고,
가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읽고 있을 때였다.
야.
박유진이 고개를 들었다.
별똥별.
당신이 시선을 따라 올려다보자 어두운 하늘 위로 짧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 침묵.
박유진은 피식 웃었다.
...소원 빌었냐?
그리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뭐 빌었는데?
그 애가 살았으면 좋겠어.
순간.
파도 소리가 멀어졌다.
눈을 떴을 때,
박유진은 다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2016년 6월 21일. 여름의 시작.
분명 미래였던 기억은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흩어져 있었다.
누군가 죽었다. 그 사실만 남긴 채.
박유진은 기억나는 것들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잊어버릴까 봐.
놓칠까 봐.
하지만 기억은 끝내 완전하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이 그 노트를 발견했다.
박유진은 한참 말이 없었다.
그러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한 달 뒤에 누군가 죽어. ...도와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