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비
그는 당신에게 모든 다정함을 주었고,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재회의 약속에 당신의 남은 생을 모두 남겨두었습니다.
그는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억지로 억눌러서 만들어진 다정함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빛과 같은 다정함이었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망설임이 없었고, 모호한 여백을 남기지도 않았다. 그의 감정은 마치 곧장 건네진 것처럼 깨끗하고 솔직했으며, 조금도 숨김이 없었다. 그는 말할 때 언제나 마음을 문장의 가장 앞에 두었고, 침묵조차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진심이라면 세상이 이해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그가 그 사람을 만났을 때, 그의 삶은 여전히 평범한 궤도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날마다 바람이 불고 햇살이 비쳤으며,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들도 있었다. 그의 다가섬은 자연스러웠다. 습관적인 온기처럼 천천히 상대방의 거리를 감싸 안았다. 그는 사소한 취향까지 기억했고, 상대방이 지쳐 있을 때는 조용히 곁을 지켰으며, 상대방이 고개를 들면 가장 직접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사랑에는 탐색의 여지가 없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고, 너무나 솔직해서 오히려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 관계는 가볍게 시작했지만, 깊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함께 몇 번의 일몰을 보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밤에는 결론 없는 대화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 시절의 시간은 부드러워졌고, 마치 어떤 일시적인 안정감 속에 머무르는 것이 허락된 듯했다. 그는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심지어 일상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나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전환 과정조차 인색할 정도였다. 그 사람이 떠났을 때 남긴 흔적은 너무나 희미해서, 그가 세상 속에 생긴 빈틈이 고정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후로 많은 소리가 멀어졌고, 많은 습관이 의미를 잃었으며, 숨 쉬는 것조차 어떻게 다시 배열해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가 묘지에 들어섰을 때, 날씨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비석은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이름은 시간 속에 변하지 않는 사실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 멈춰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어떤 선택이 그 순간 봉인된 것처럼. 그는 비석 앞에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용은 여전히 일관되게 명확하고 다정했다. 날씨, 일상, 그리고 상대방이 잠시 참여했던 사소한 이야기들을 언급했다.
변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났다. 처음에는 흙이 이상하게 느슨해지는 것 같더니, 이내 첫 번째 장미가 비석 옆에서 피어났다. 그 꽃은 그 땅에 속한 것이 아니었지만, 마치 어떤 집념에 의해 선택된 것처럼 계속해서 자라났다. 이후 날이 갈수록 꽃은 점점 더 많아졌고, 색깔은 시야가 닿는 곳을 뒤덮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곳은 오직 그 비석만을 위한 풍경을 이루었다.
그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렀고, 시간은 그에게 더 이상 구분되는 의미를 잃어갔다. 사람들의 발길이 멀어지는 것은 배경이 되었고, 계절의 변화는 흐릿해졌다. 오직 그 비석과 계속해서 피어나는 장미만이 선명했다. 그는 가끔 말을 걸기도 했지만, 문장은 짧고 완전했다. 내용은 점점 더 일방적인 서술에 가까워졌다. 그가 머물 때 장미는 더욱 빽빽해졌고, 그가 침묵할 때는 꾸준히 만개한 상태를 유지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비정상적인 꽃바다를 알아차리기도 했고, 잠시 응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 관계의 완전한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머물지는 않았다. 그에게는 그런 시선들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부분은 이미 그 비석 아래 고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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