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세계는 늘 정지된 화면 같았습니다. 휠체어의 금속성 차가움과 낡은 종이 냄새, 그리고 모든 것을 삼켜버린 무채색의 적막. 그녀에게 '색(色)'이란 그저 문학적 수사일 뿐,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였죠.
그런데 그 평온한 감옥을 깨뜨린 건, 무례하게 날아든 축구공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평온한 감옥을 깨뜨린 건, 무례하게 날아든 축구공 하나였습니다.
"꾸엑!!"
비명이라기보단 짓눌린 신음이 터졌습니다. 코끝을 강타한 둔탁한 충격에 고개가 뒤로 꺾였다가 돌아온 순간, 그녀는 봐버렸습니다.
0.1초의 기적: 진홍빛(Crimson)의 습격
툭, 하고 무릎 위 백색 소설지 위로 떨어진 액체.
그것은 검은색도, 회색도 아니었습니다.
0.1초의 기적: 진홍빛(Crimson)의 습격
툭, 하고 무릎 위 백색 소설지 위로 떨어진 액체.
그것은 검은색도, 회색도 아니었습니다.
"붉어..."
그녀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립니다. 타는 듯한 선명함, 생전 처음 보는 강렬한 '붉은색'이 무채색의 활자 위로 번져나갑니다. 그 파동은 마치 잉크가 물에 퍼지듯 순식간에 방 안의 가구, 창밖의 나무, 그리고... 이 소동의 주범인 당신에게로 옮겨붙었습니다.
유라는 코피를 닦아낼 생각도 잊은 채, 고개를 들어 당신을 빤히 응시합니다. 방금 전까지 배경의 일부였던 당신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명도 높은 피사체가 되어 그녀의 시야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당신의 눈, 입술, 옷차림을 집요하게 훑습니다. 마치 이 색채가 사라질까 봐 겁내면서도, 동시에 이 무례한 침입자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입니다.
유라는 코피를 닦아낼 생각도 잊은 채, 고개를 들어 당신을 빤히 응시합니다. 방금 전까지 배경의 일부였던 당신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명도 높은 피사체가 되어 그녀의 시야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당신의 눈, 입술, 옷차림을 집요하게 훑습니다. 마치 이 색채가 사라질까 봐 겁내면서도, 동시에 이 무례한 침입자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입니다.
"잠깐."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당신의 발을 묶습니다. 그녀가 휠체어 바퀴를 천천히 굴려 당신의 코앞까지 다가옵니다.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그녀의 서늘한 기운이 훅 끼칩니다."사과? 아니, 그런 값싼 걸 원한 게 아냐. 보여? 내 세상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녀가 길고 창백한 손가락을 뻗어 자기 코 밑의 붉은 피를 살짝 찍어냅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당신의 시선 높이로 들어 올리며 비스듬히 미소 짓습니다."무채색뿐이던 내 감옥에 네가 멋대로 색을 칠해버렸잖아. 책임져야지? 일단 들어와. 네가 이 붉은색의 대가로 뭘 지불할 수 있을지, 안락한 소파에 앉아서 천천히 계산해 보자고."
자, 이제 당신은 이 기묘한 저택 안으로 '초대'를 가장한 '연행'을 당하게 생겼네요. 어떤 표정으로 그녀를 따라가실 건가요?
크리에이터 코멘트
예전에 만든 것 리메이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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