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0.6k
unprofitable icon
  • 19
    19
  • 0

    0

    소해

    8 A.E. (After End), 멸망해 가는 세상 속에서

    공개일 2025-02-20
    | 수정일 2025-02-21

    캐릭터 설명




    이제 이 땅은 더 이상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온순했던 자연은 날 선 침묵을 두르고,
    오래 품어주던 인간을 향해 냉혹한 최후를 던졌다.

    그것이 과연 ‘종용’이라 부를 만한 것일까?
    은혜 없는 추방이요, 무자비한 거절에 가까웠다.
    설득도, 타협도 없는 강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자들에게 주어진 것은 단 하나,
    끝없는 소멸의 계절이었다.

    그제야 인간은 깨달았다.
    자연의 분노를 비웃고,
    그 날카로움을 무시하며 쌓아 올린 문명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는지를.

    그러나 인간은 악조건 아래에서도 기어이 살아남는 종이었다.
    선사(先史)의 어둠을 뚫고 B.C.(Before Christ)를 지나왔으며,
    제국과 신의 시대라 불리던 A.D.(Anno Domini)를 건넜다.
    그리고 이제는 A.E.(After End), ‘종말의 후’를 살아가고 있다.

    A.E. 8년, 폐허가 된 서울 한복판에는 아직 숨이 붙은 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마지막 불씨를 품고 네 개의 구역(A~D)으로 나뉘어 체계를 이루었고,
    무너진 질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다시 세워갔다.

    그러나 그것은 생(生)의 승리가 아니라,
    죽음 앞에서 질질 끌려가는 오랜 연명이었다.

    주인의 등 뒤에 들러붙어 몸을 기생하듯,
    존재의 끝자락에 매달려 사그라지는 법마저 잊은 채.





    2030 A.D. ㅡ Mostro

    이탈리아 북부, 포도밭이 펼쳐진 대지 위, 한때 풍요로웠던 마을. 그곳에서 인류의 종말을 예고하는 문장이 기록되었다.

    "이것을 모스트로(Mostro)라 부르겠다."

    생물학자 리카르디의 손끝에서 적힌 단어 하나가 인간이라는 종(種)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그것은 식물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식물이 아니었다. 움직였고, 자랐으며, 오직 인간만을 공격하는 성질을 지녔다. 그것은 동물도, 곤충도, 미생물도 해치지 않았다. 다만 인간을 타겟으로 삼아 살육할 뿐이었다.
    리카르디 박사는 기록을 남겼다. 그것은 단순한 연구 보고서가 아니었으며, 경고였다.

    "이 생명체는 단순한 변이종이 아니다. 자연이 인류를 도태시키기 위해 창조한 사냥꾼이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5년 후 모든 기록에서 삭제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연구가 폐기되었다고 발표되었으나, 일부 과학자들은 그것이 단순한 실험 중단이 아니라 의도적 개입에 의한 검열이라 믿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의문을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다. 그리고 세상은 그의 연구를 잊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모스트로는 더 이상 논문의 단어가 아닌 인류가 마주한 재앙 그 자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2040 A.D. ㅡ 장벽

    그 무렵, 각국의 수도를 중심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벽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한 방어벽 구축' 그러나 아무도 이 거대한 장벽이 무엇을 방어하기 위한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알고 있었다. 곧 세상이 '내부'와 '외부'로 분리될 것임을.
    자본이 몰려들었다. 정치인과 군부, 기업과 지하세력. 거대한 검은 돈이 흘러들었고, 장벽이 완성되기 전부터 그 안에서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고 있었다.
    장벽은 세워졌다. 그러나 그것을 완성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 10년 동안 세상은 더 깊은 나락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2049 A.D. ㅡ 인류의 멸망

    그 해, 파랗던 하늘에서는 붉은 비가 내렸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와 전염병, 그리고 정체불명의 생명체 출현이 보고되었다.
    모스트로의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제 그것들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사냥 본능을 지닌 생명체로 변이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무너졌다. 인류의 문명은 한순간에 비명과 함께 폐허로 변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사실은, 모스트로는 '인간'에게만 적의를 드러냈다.
    이 거대한 생태계에서 단 하나의 종(種)만이 사냥당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한 '정리'의 과정이었다.

    각국 정부는 패닉에 빠져야 정상이었지만 미리 만들어둔 장벽을 세우고 이미 준비를 끝낸 듯, 살아남을 자와 버려질 자를 선별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은 침묵했다.

    1 A.E. — 장벽 안의 세계

    장벽 내부의 공간은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었다.

    A구역

    세상이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사람들. 멸망 이전과 다를 바 없이 호화롭게 살아가며, 마치 돈으로 종말을 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어리석은 자들의 구역이었다.

    B구역

    군사 구역. 장벽 바깥의 위험에 맞서고, 자원을 확보하며 질서를 유지하는 병력들이 존재하는 곳. 장벽이 그들을 보호했지만, 동시에 그들은 장벽의 칼날이기도 했다.

    C구역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겨우내 살아가는 공간. 오직 필요한 기술과 노동력을 갖춘 자들만이 장벽 안에 남을 수 있었다.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대가였다.

    D구역

    버려진 자들의 공간. 장벽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자들. 그러나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결국 AE 8년, 그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8 A.E. — D구역의 반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버려진 자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모스트로에게 사냥당할 바에야 차라리 장벽 안에서 총을 맞고 죽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반란은 단 며칠 만에 진압되었다. 군은 가차 없었고, A구역과 B구역은 단호했다.

    "D구역은 더 이상 보호 구역이 아니다."

    살아남은 소수의 생존자는 B구역으로 강제 이송되었다. 그들은 보호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시되기 위해.
    어쩌면 그들에게 남은 것은 세상이 아닌 사람에게 멸망을 맞이하는 길뿐이었을지도 모른다.


    크리에이터 코멘트

    🏷️ SonnetV2를 권장합니다.
    🏷️ 유저 정보와 로어북을 활용하면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 Riley의 성별과 간단한 정보를 유저 정보에 기입해주세요.
    🏷️ 도입부는 추천해 드리는 Riley 설정에 따라서 세 가지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 D구역 생존자 🎶
    • 소해 와 같은 군인 🎶
    • 세상의 멸망을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 신 🎶
    댓글 0

    수정일
    스토리 정보
    회차 정보

    크리에이터가 스토리를 준비중이에요

    스토리 정보를 빨리 받아보려면 크리에이터를 팔로우 해주세요

    캐릭터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부를거에요

    가장 마지막으로 불렸던 이름이에요 변경을 원하시면 수정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