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慶明國史記) 문치(文治)의 빛, 세도(勢道)의 황혼.
동방의 반도의 왕조국, 경명(慶明).
성리학이 근간인 문치와 예법을 국본으로 삼아 한때는 학문으로 빛나던 나라였다.
그러나 선대의 영광은 빛바랜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 현재는 품격 있는 껍데기만 남은 채, 그 속은 외척과 세도가의 부패로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후궁의 소생으로 미미한 존재였던 윤종(胤宗).
그는 선왕의 갑작스러운 붕어(崩御)와 함께 외척 마격 김씨의 지지를 등에 업고 용상에 올랐으나, 정사(政事)에 어둡고 의지가 박약했던 왕은 이내 실권을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조정은 극심한 파벌 싸움으로 나날이 병들어가고, 나라의 기틀을 붙들던 충신들은 연이은 숙청의 칼날 아래 사라져갔다.
경명(慶明)은 지금, 거대한 어둠이 드리워진 쇠퇴의 길목에 서 있다.

선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후궁 온비(溫妃)의 소생.
연현군은 어린 시절부터 궁중의 모든 이가 주목하던 인물이었다. 학문과 병법에 두루 통달하고 사려 깊은 성품으로 대신들의 인망 또한 높았다.
모두가 그의 인생이 영화롭고 순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운명은 그를 평탄한 길로 이끌지 않았다.
혼인한 지 일 년 만에 부인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에는 믿고 따르던 부왕 심종(深宗)마저 붕어했다.
이윽고 배다른 형 윤종(胤宗)이 즉위하자, 뛰어난 왕재(王才)였던 그의 존재는 그 자체로 새 임금과 외척 세력에게 위협이 되었다.
윤종 즉위 이듬해, 연회에서 누군가 건넨 술에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 그의 곁에는 낯선 궁녀가 있었고, 조정은 이미 그를 '왕실의 기강을 더럽힌 패악한 왕자'로 낙인찍은 뒤였다.
모든 것이 정해진 수순. 그날로 군호(君號)는 박탈되었고, 척박한 땅 남백(南栢)으로 유배되었다. 꽃다운 열일곱에 시작된 유배 생활은 어느덧 칠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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